김선수
김선수 작가는 마음속 고요함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중견 서양화가로, 흑백의 몽환적 자연풍경과 섬세한 붓터치로 기억 속 자연을 생생하게 재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마치 사진처럼 정교하면서도 기억을 매개로 한 감성적 풍경화로, 관람자에게 고요한 사색의 시간과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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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생애와 교육 배경
김선수 작가는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섬진강 상류의 마을에서 성장한 그는 자주 안개가 끼는 고향 풍경 속에서 자연과 깊이 교감하며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초등학교를 마치기 전에 상경했지만, 시골에서의 기억은 그의 내면에 각인되어 훗날 작품의 중요한 영감원이 되었습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김선수 작가는 서울, 대전, 부산을 비롯해 중국 북경 등에서 19회 이상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네팔 '영혼의 바람전', 북경 '한국현대미술전' 등 국내외 단체전에 100여 회 참가하며 활발한 작가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작품 세계와 예술적 특징
'마음속의 고요' 시리즈
김선수 작가의 작품은 '마음속의 고요' 시리즈로 대표됩니다. 이 연작은 작가의 유년 시절 기억 속 자연을 소환해내는 작업으로, 화려한 자연의 색을 그대로 옮겨 담은 유채색 작업과 흑백 모노톤의 변주로 완성한 무채색 작업으로 구분됩니다.
그의 그림은 안개 낀 숲, 이른 아침 여명이 밝아오는 풍경, 낮달이 떠 있는 해질녘 광경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몽환적이고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섬세한 붓 터치로 풀벌레 소리, 바람소리까지 느껴질 듯한 자연의 정취를 화폭에 담아냅니다.
사진 같은 세밀함과 기법
김선수 작가의 작품은 종종 '사진 같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러한 세밀한 묘사는 유화 물감을 대여섯 번씩 덧칠하는 노작의 과정을 통해 완성됩니다. 그러나 그는 사진을 찍어 작업하지 않고 기억 속에 있는 이미지를 화폭에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하루 8시간 가량 캔버스와 씨름하며 작업하는 그의 과정은 "도를 닦는 도인의 심정"이라 표현될 만큼 집중력과 정성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노고를 통해 완성된 그림은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 작가의 내면세계가 반영된 정서적 풍경으로 승화됩니다.
작품의 철학과 의미
기억의 시각화와 과거의 재창조
김선수 작가의 작품은 "과거가 현재를 이룬다"는 진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는 기억을 더듬어 지나간 삶의 공간과 시간을 시각화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정화시켜 나간다고 말합니다.
작가는 불교의 연기법(緣起法)에 영향을 받아, 세상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과거가 이어져 현재를 이룬다는 가르침을 작품에 담아냅니다. 따라서 그의 그림은 단순한 풍경의 재현이 아니라, "현실을 과거로 밀어내고 숙성시켜 다시금 끌어내는 일"로 정의됩니다.
자연과 조화, 그리고 고요함
"자연은 경계를 짓지 않고 보이는 게 아니라 스며들어가는 것"이라는 김선수 작가의 철학은 그의 작품에서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그는 인위적이고 직선적인 도시풍경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 심지어 "잡초들과 어울려 일면 무질서하게 자란 수풀"을 통해 더 진한 감정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특히 흑백 모노톤 작업에 대해 그는 "단순하지만 명쾌하고 우아하다"고 표현하며, "색은 표면적이고 직접적이지만 흑백은 내면적이고 사유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세속에 길들여진 감성이 아닌, 내면의 진실과 본성에 가까운 순수의 감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보여줍니다.
주요 작품과 전시
김선수 작가의 대표 작품으로는 100호 작품 '비비추', '개망초', '접시꽃', '석양', '개울'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마음속의 고요' 시리즈에 속하는 다양한 풍경화가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가진화랑, 장은선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으로 전시되었으며, 2021년에는 YTN 아트스퀘어에서 초대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또한 네팔과 중국 등 해외에서도 작품을 선보이며 국제적인 활동 영역을 넓혀왔습니다.